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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국, 손바닥 ‘민(民)’ 포착…윤석열 ‘왕(王)’ 겨냥?

siijak20000 2025. 5. 25. 00:23

정치에는 말보다 더 강렬한 '이미지'가 있습니다. 2025년 5월 23일 열린 TV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가 보여준 상징 정치 한 장면이 바로 그런 사례죠. 그는 왼쪽 손바닥에 큼지막하게 '民'(백성 민) 자를 쓰고 등장했습니다. 이 장면은 즉각 언론과 SNS에서 화제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3년 전을 떠올렸습니다. 바로 윤석열 당시 후보의 '王'(임금 왕) 자 사건입니다.

왜 하필 ‘민’ 자였을까?

권영국 후보는 토론회 후 기자들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3년 전에 윤석열 씨가 王자를 쓰고 나왔어요. 그건 아마 무속인의 어떤 이야기를 듣고 써서 나왔을 텐데, 저는 우리 노동자들의 마음을 모아서 쓰고 나왔습니다.”

즉, 윤석열 전 대통령의 손바닥 '왕' 자를 정면으로 패러디한 것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2021년 대선 당시 손바닥에 '왕' 자를 쓰고 등장해 무속 논란에 휘말렸고, 결국 대국민 사과까지 한 바 있죠. 홍준표 후보는 당시 "홍콩 외신에도 보도됐다, 국제적 망신이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맥락을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며, 권 후보는 '왕'이 아닌 '민', 곧 백성의 손바닥을 내민 것입니다. 왕이 아닌 민중, 지배가 아닌 섬김을 상징하는 정치적 메시지였습니다.

정치적 패러디의 힘

정치적 퍼포먼스는 자칫 진지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때로는 가장 짧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특히 손바닥이라는 작은 공간에 단 한 글자를 담아, 3년 전 대선을 되짚고, 현 정권의 상징을 정면으로 비튼 이 패러디는 권 후보의 정치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실제로 '民'이라는 글자는 단순히 민중이나 국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서민, 청년 등 기존 정치에서 소외된 계층을 대변하고자 하는 권 후보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권영국은 누구인가?

권영국 후보는 민주노동당 출신의 노동 전문 변호사로, 오랜 시간 동안 노동 인권과 사회 정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왔습니다. 그는 화려한 언변보다는 현장 중심의 실천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노동 현장에서의 직접 경험이 많아 노동자들과의 신뢰가 두텁습니다.

그런 그가 이번 대선에서 보여주는 전략은 명확합니다. 거대 양당 구조에 편입되지 않고, 노동자 중심의 정치를 직접적으로, 그리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겠다는 것이죠.

‘王’에서 ‘民’으로…정치의 전환을 상징할 수 있을까

물론 이러한 퍼포먼스가 실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정치란 단순히 표를 얻는 기술을 넘어, 메시지를 전하고 사회 담론을 이끄는 힘을 지닌 영역입니다. 그런 점에서 권 후보의 ‘민’ 자는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정치적 대결 구도의 전환점을 시도하는 상징적 행보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왕의 시대에서 민의 시대로’—이 한 글자가 전하는 울림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기엔 분명 강렬합니다.